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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llen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11-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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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재 바둑이하는법 시집 |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 | 문학(시) | 변형국판 | 128쪽 | 2024년 10월 31일 출간값 12,000원 | ISBN 979_11_5896_669_0 03810 | 바코드 9791158966690​​​푸른 염원의 깃을 다시 펼치며​2017년 지용신인문학상 시 당선, 202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성재 시인의 시집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가 시인동네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강성재 시인의 이번 시집의 시적 지향은 두 가지 방향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하나는 대상의 범주, 즉 성장과 이주에 따른 외연의 확장을 통해 들여다보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처음에는 막연했다가 점차 구체적인 의미를 함축하며 선명해지는 상징을 풀어보는 것이다. 또한 이 시집은 시인 스스로가 언급했듯이 “내 젊은 날의 편린(片鱗)들”에 대한 자성이자, 이후의 시작에 대한 각오를 엿볼 수 있는 시편들로 가득하다.​​​이 시집이 완성되기까지, “1961년도/발표된” 그래서 “717페이지짜리/대한민국이 발행한”(「자화상」) 강성재라는 시인의 존재는 ‘시’라는 그 환상의 길을 가고자 매진했다. 그러는 동안 하늘과 바다, 이웃들을 서로 비추고 연결하던 ‘섬’은 한 공간을 점유하면서도 각자 밀어내기만 하는 ‘고도(孤島)’로 바뀌는 혼란도 바둑이하는법 겪었다. “찬 눈물도/녹이면서 불꽃 속에서/빵과 자유에 대해/시를 쓰는 밤이면/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일까”(「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이미 시인의 가슴속에는 “서릿발이 칼처럼 서는 곳”(「겨울나무가 되어」)에 뿌리내리고 오직 쓰겠다는 결기와 인내가 서려 있었다. 이 “젊은 날의 편린(片鱗)”(「시인의 말」)은 겨울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이해하기만 한다면, “벗으면 벗을수록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하나, 쌓이는 눈[雪]의 양심”(「겨울나무가 되어」)으로 이후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백인덕(시인)​​​이 시집에 담은 시편들은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시절내 젊은 날의 편린(片鱗)들이며,생각의 꽃입니다.​아득한 세월의 뒤란을 돌아시상(詩想)의 정원에 서서나는 옷깃을 물들이는한 그루 단풍나무이고 싶습니다.​2024년 10월강성재​​​지난 세기였던, ‘그 시절’은 무엇일까. 이미 지나갔고, 그 시절이라 불리기에 구태여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 민족이나 사회 같은 운명 공동체를 생각하면 역사일 것이고, 개인 존재에게는 잘 합성된 기억의 서사일 뿐이다. 또한, 심리적으로 환상(illusion)이면서 착각(delusion)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처럼 ‘젊은 날’은 그 시절을 살아낸 이들에게는 보편적 향유이면서 동시에 개별 존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형상화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뜨거운 열정을 품었든, 차가운 바둑이하는법 이성만을 벼렸든 불문하고 그 시기의 가치는 한 존재가 축적한 힘과 생의 지향점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어느 시대, 어떤 문화권에서든 ‘서정의 힘(진실과 미학의 가치)’을 믿고 따르는 일군의 젊음이 존재한다. 이들을 격려하고 고무하는 금언(金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G. 바슐라르는 “세계의 규모와 차원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꿈을 정말로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세계를 확대하지 못하는 꿈을 시인의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또한, 199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시는 지식, 구원, 힘, 버림이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적 활동은 본질적으로 혁명적이며, 영적인 운동이자 내면의 해방을 위한 방법이다. 시는 이 세상을 드러내고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한다.”라고 선언했다. 주지하다시피 바슐라르는 시적 상상력으로 세계의 차원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세계를 초월하거나 신의 경지로 승화하는 것이 아니라 경이와 진실한 체험이 가득한 인간 존재의 본래 터전으로 만들자는 회유였다. 반면에 옥타비오 파스는 구체적으로 생생한 현실을 개혁하는 시인의 영적 에너지의 실체를 확신했다. 그의 ‘불타는 돌’이라는 시관(詩觀)은 바둑이하는법 세계 각지의 젊은 시인들 가슴에 그들만의 영원한 ‘불’로 옮겨붙기도 했다.강성재 시인의 시집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는 그가 「시인의 말」에서 분명하게 밝힌 것처럼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시절”을 되비치는 자성의 역광(逆光)이고, “시상(詩想)의 정원에 서서” 독자에게 받치는 ‘꽃다발’이다. 젊은 날의 이 ‘날것(raw image)’의 시편들이 ‘순수하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되살리는 역능(力能)이 되기도 한다. 가지 말자고 했다 더러는가지 말라고 했다 누구는돌부리가 비수를 품고 서 있는그 길가시덤불 우거지고 까마귀가우는 날​쓰러진다고 했다스러져 가라앉는다고 했다가라앉아 떠오르지 않는아, 우리들의 생​누구는 가지 말라고 했다더러는 가지 말자고 했다가야 할 그 길― 「서시」 전문인용 시의 제목처럼 ‘서시’는 몇 개의 층위에서 의미를 형성한다. 첫 번째는 일련의 연작시 제작에서 그 표제의 역할을 하며 연작의 주요 내용이나 방향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두 번째는 한 권의 시집에서 책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시적 자세, 즉 시작 태도나 방법을 피력하는 것이 있다. 세 번째는 비유하자면 인생의 출사표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마 윤동주 시인의 ‘서시’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바둑이하는법 있을 것이다. 인용한 시, 즉 시인의 ‘서시’는 앞에 언급한 두 번째와 세 번째 의미 사이 어디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면에 “우리들의 생”과 “가야 할 그 길”이라는 선택의 조건과 담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짧은 작품에서 “가지 말자고 했다 더러는/가지 말라고 했다 누구는”이라는 내용이 반복된다. 반복은 강조다. 이 강조는 “가야 할 그 길”이 단순한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일종의 ‘점지(點指)’임을 암시한다. 누에 농사에서 튼실한 것들을 고르면, 즉 사람 손이 닿으면 누에 등에 검은 점이 생긴다고 한다. 이 누에들은 잘 먹고 자라 튼실한 고치를 짓는다. 이를 삶아 실을 뽑으면 양질의 비단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누에는 삶아지기 때문에 나방이 되지 못한다. 즉 우화(羽化) 대신에 비단 명주실을 남기는 것이다. 시인의 숙명을 비유적으로 대체한 이야기다. 시인은 자신의 숙명을 인식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강성재 시인은 다른 시 「가야 한다 그 길을」에서 “땅의 하늘이신 아버지”와의 격정적인 대화를 통해 인식을 실천으로 바꾸려는 의지를 피력한다. “아버지, 넘어져서도 피어나는 꽃이 더 아름다운 바둑이하는법 법이에요 그리고 닫힌 문은 열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닌가요?”라는 반문은 항의가 아니라 선언의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김수영 시인이 일기초에 남긴 “누가 무엇이라고 비웃든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한다”라는 확신의 면모를 여기서도 엿보게 된다. ― 백인덕(시인)​​책을 잘 읽으면 빵이 보였다​떡갈나무 닮은 선생님은햇볕 아래 부채 잡은 손을 흔드시며운동장 가에 멍석을 펴우리를 부르셨다밤송이로 날아오는 햇살을 피해선생님 그늘에 몸을 숨기며 일제히산개구리가 되어 돋우던 목청들​학습일지에 화단을 일구시던 선생님은채송화 씨앗 같은우리를 그 일지 속에 심어두시고방학이 오기 전 꽃을 보고 싶으신지송송 땀을 흘리셨다​흙을 고르고 덮느라 애쓰시는 선생님그 마음 뒤편에 서서철·수·야·영·희·야·바·둑·아·이·리·오·너·라나하고 놀‐자풀빛 목소리로 따라가면마음은 벌써 철수와 영희와 함께바둑이를 데리고 들판으로 뛰어가고,​책을 잘 읽는 아이들에게만먼저 돌아가던 옥수수빵이 더 먹고 싶어​세계지도 어디쯤에서 찾아보는아메리카, 아메리카​국어책을 읽다 보면어느새 책보다 커다란 빵이 보였다​― 「책과 빵―책보다 커다란 빵에 관한 학습」 전문함지 가득 물을 붓고참으로 가라앉혀야 할 것과부표로 띄워 보내야 할 것을 생각하며쌀을 씻으면쌀의 눈물과 더불어쭉정이와 검불과모든 껍데기뿐인 것은 뜨고일용할 양식만이맑게 씻겨서 가라앉아 있나니빛과 어둠이 바둑이하는법 섞인세상 가득 물을 붓고참으로 남겨야 할 것과버려야 할 것을 생각하며쌀을 씻어 내리면맑은 눈을 뜨는 빛만이 남고쭉정이와 검불과 쌀겨로씻겨가는 어둠을 볼 수 있다​― 「쌀을 씻으며」 전문산다는 것이 때로눈물겨울 때붓을 들고 화폭 같은 강변에나가볼 일이다​해 질 녘 노을처럼강변을 걸어오는 사람들손에 가난은 익어파장을 돌아고등어의 슬픔으로 남을지라도어깨 위로 내리는깨끗한 눈송이를 오래도록바라볼 일이다​달빛이 안개꽃처럼 야윈 강심우리도 저와 같이가진 것이 없음으로더 빼앗길 것 없는이 넉넉함이 눈부심으로 흘러볼 일이다​산다는 것이때로 눈물겨운 사람아​―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 전문버리면서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생각했다 쌀밥이나 혹은은빛 멸치 한 마리 살아헤엄치지 못하고 어디로가버리나​밤새 소중했을 그 무엇도왜 어둠이 되었나​자궁에선 왜신생아가 태어나지 않나​중심에 있으면서떠나는 것에 대하여힘, 버티면서 밀리는 것에 대하여​아직 달동네 온기가 남아 있는연탄 한 장과끝내 썩지 않을 만장 같은 비닐과어제 상계동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과그 모든 기록의 종점일간지와​고도(孤島)에서늘 버리지 못하면서버리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했다​― 「고도에서 1―버린다는 것에 대하여」 전문인간이 만든 작은 세상에서미나리는 산다​언제나 발목을 물에 적셔 두고서도발 시려 아파해 본 적이 없다한겨울 찬바람이 우우 짐승처럼 바둑이하는법 몰려와도무서워 목을 움츠려 본 적 없다​미나리는하얀 눈을 머리에 손에 얹고서도늘 푸른 기지개를 켠다​자신이 문득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우는 사람아​미나리밭에 나가 보라미나리밭에는달도 푸르게 뜨더라​― 「미나리」 전문​​강성재 시인​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지용신인문학상 시 당선, 202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 『그 어디에도 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한려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시 대상, 산림문화작품 공모전 시·수필 부문 대상으로 국무총리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제1부자화상 •13/책과 빵 2•14/책과 빵 3•16/책과 빵 4•18/가야 한다 그 길을•20/서시•22/X‐ray•23/첫사랑•24/구두 뒤축을 갈며•26/비 오는 날의 시(詩)•28/군불을 지피며•30/볼트와 너트의 이름으로•32/신문을 보면서•34/지상의 저녁•36​제2부쌀을 씻으며•39/어머니의 아침•40/섬•43/사모의 노래•44/연을 날리며•46/우렁이의 노래•48/호박•49/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50/가지치기•52/수정동과 오동도•54/바다, 사계의 노래•55/내 한 벌의 옷 속엔•58/달•59/바람벽•60/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일까•62​제3부미나리•65/자정을 지나 밤은•66/아침맞이•68/고도에서 1•70/고도에서 2•72/고도에서 3•74/고도에서 4•76/고도에서 5•78/겨울 풍경화•79/횡계리의 겨울•82/보리를 밟으며•84/눈이 오는 날에는•86/대포 가는 길•88/해머를 들고•90​제4부아버지의 노동으로•93/고향•94/플라타너스•95/5월•96/퍼붓는 비가 되어•99/완행열차를 타자•100/저녁놀•102/편지를 쓰자•103/향나무를 바라보며•104/그늘 속으로•106/느티나무•107/여수•108/화해를 위하여•110/무명초•111/겨울나무가 되어•112​해설 백인덕(시인)•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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